브리티시 오픈 골프대회에서 우승한 필 미켈슨(미국)의 총 우승 상금은 약 25억 원,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생 동안 한 번도 보지 못할 금액을 벌었으나 이 돈이 모두 미켈슨의 것은 아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미켈슨은 브리티시 오픈 우승 상금 95만 파운드와 함께 한 주 전에 열린 스코틀랜드오픈 우승 상금 50만 파운드를 합쳐 2주 동안 영국에서 총 25억원 가까이 벌어들였다.
그러나 정작 미켈슨의 손에 들어가는 돈은 9억 원 정도로 이마저도 모두 미켈슨의 몫은 아니다. 미켈슨은 대회가 열린 스코틀랜드의 세법에 따라 63만 6069파운드(약 10억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또한 영국 연방 세법에 따라 대회 우승으로 얻는 보너스 등에도 45%의 세금이 붙어 총 상금의 60% 이상이 세금으로 나간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미국으로 돌아와서도 세금을 내야 한다. 외국 납부세액 공제 제도에 따라 ‘이중 납세’는 면하지만 자가 고용세 2.9%와 의료보험 추가세 0.9%를 내야 한다. 또한 미켈슨이 현재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주는 높은 세율로 유명하며 외국납부세액 공제 제도 혜택을 받더라도 13.3%의 세금을 내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모든 세금을 납부하고 나면 미켈슨은 전체 상금의 38.9%인 약 9억 4천만원을 손에 쥐게 된다. 그러나 여기서 캐디에게 10%를 떼어주고 에이전트 수수료, 교통비, 숙박비 등 각종 경비를 감안하면 실수령액은 훨씬 적어진다.
미켈슨은 지난 2013년 1월에도 연방정부와 거주지에 내는 세금이 과하다고 불만을 터뜨린 적이 있었다. 특히 캘리포니아 주의 세금이 너무 많아 이사를 가야겠다는 뜻을 내비쳤다가 비난 여론이 일자 사과한 적이 있다.
대부분의 큰 골프대회 상금은 억 단위를 넘어가기 때문에 대회 우승 한번으로 일반인들이 쉽게 만져보기 힘든 금액을 받게 된다. 일주일 경기한 결과 치고는 우승 상금이 너무 많은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보통 국내에서 치러지는 경기의 우승 상금은 평균적으로 1억원 내외다. 한국프로골프에서 가장 큰 상금을 내걸고 있는 대회는 ‘코오롱 한국 오픈’으로 우승 상금은 3억원이다. PGA 투어의 상금 금액은 국내 대회와는 비교할 수 없는 규모로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의 우승 상금만 171만 달러(약 19억 1000만원)다. 가장 규모가 작은 푸에르토리코오픈의 우승상금도 63만달러(약 7억 300만원)에 달한다.
PGA나 유러피언투어는 대회가 끝나고 1주일 내에 계좌로 우승 상금을 지급한다. 대부분은 스폰서가 협회에 대회를 일임, 협회에서 세금을 공제한 나머지 상금을 선수 계좌로 입금한다. 세금은 나라별로 다르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내 선수가 골프대회에서 상금을 받으면 소득세 3%와 주민세 0.3% 등 3.3%(연예인 등 자유직업인 소득세)를 원천 징수한다. 협회 특별회비 등 협회 발전기금 명목으로 6.7%가 추가로 붙어 총 10%의 세금을 납부하게 된다. 그러나 외국 선수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소득세 20%와 주민세 2% 등 원천 징수 세금이 22%(기타 소득세)다. 외국 선수는 협회에 등록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협회와 관련된 세금은 떼지 않는다. 그래서 한국 골프대회에서 가장 많은 수입을 얻는 곳은 우승 선수가 아니라 국세청이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지난 4월 국내에서 열리는 프로골프대회 가운데 최다 상금액을 자랑하는 발렌타인챔피언십에서 외국 선수 55명이 총 상금의 86.7%인 191만 4000유로(약 28억 2400만원)을 가져갔다. 국세청은 이들로부터 총 42만 1133유로(약 6억 2000만원)의 세금을 거뒀다.
일본의 경우 외국인 선수가 우승을 할 경우에는 우승 상금의 26%를 세금으로 내게 한다. 미국의 경우는 각 주마다 다른 세법을 적용하는데 보통 35%를 세금으로 내게 된다. 플로리다주와 텍사스 주가 그나마 다른 주에 비해 세율이 낮아 한국 골프 선수들이 플로리다를 거주지로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외국인 선수에게 가장 높은 세율을 매기는 나라는 바로 호주다. 거의 절반에 가까운 금액을 세금으로 매겨 세금 폭탄이라는 말을 실감케 한다. 이 때문에 호주 국적인 아닌 선수들은 호주 대회 출전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다